김희애와 염정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40대 여배우들이 일제히 재벌가 여성으로 분한다. 이들은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진출을 대변하듯 재벌가 안방에 머물던 기존 ‘재벌 사모님’을 지양하고 경영 일선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2008년 SBS ‘워킹맘’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염정아<오른쪽>는 3월 2일 첫 방송하는 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여성 재벌 총수 김인숙 역을 맡았다. 변변찮은 집안 출신의 인숙은 시댁인 JK그룹에 철저히 따돌림당하다가 남편을 헬기사고로 잃은 후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검사 한지훈(지성 분)의 도움으로 역경을 딛고 재벌 총수의 자리까지 오르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다.
오는 22일 문을 여는 SBS ‘마이더스’의 김희애<왼쪽>는 일명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유능한 사업가 유인혜를 연기한다. 대부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재벌가의 딸 유인혜는 명석한 두뇌와 추진력, 재력을 발판 삼아 증권가 거물로 성장해간다. 2007년 SBS ‘내 남자의 여자’ 이후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김희애ㆍ염정아가 연기하는 재벌가 여성들은 최근 등장한 재벌 2ㆍ3세 여성 경영인들의 활약과 맥을 같이한다.
과거 재벌가 여성들이 조용한 내조에 충실하거나 미술관 관장, 대주주 역할에 만족했던 데 반해, 최근 삼성ㆍ롯데ㆍCJ 등의 재벌 2ㆍ3세 여성들은 재능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남편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에 나선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로열패밀리’의 김인숙 역에 종종 비견되곤 한다.
김윤희 기자/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