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최경주(SK텔레콤)와 양용은이 관록을 앞세워 32강에 진출했다. 타이거 우즈는 복병 토마스 비요른에 덜미를 잡혔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등 세계 6대 프로골프 투어가 공동주관하는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나란히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와 아시안투어 상금왕 노승열,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1라운드의 벽을 넘지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최경주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리나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백전노장 레티프 구슨(남아공)에 13번홀까지 1홀차로 뒤졌으나 14번홀에서 동타를 만든 뒤 16번홀에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최경주는 2,3번홀을 내주고 2홀차로 끌려가다 6,8번홀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9, 10번홀을 주고받은 상황에서 구슨이 13번홀을 따내 다시 앞서나갔으나 14번홀 파퍼트를 놓치며 동점을 허용했고, 최경주가 16번홀에서 천금의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마감했다.
양용은은 연장 2홀을 치르는 혈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의 알바로 퀴로스와 맞붙은 양용은은 15번홀까지 시종 퀴로스가 도망가면 따라붙는 양상으로 경기를 펼치다 16번홀에서 첫 리드를 잡았으나 18번홀을 내주며 연장에 돌입했다. 19번째 홀을 비긴 양용은은 20번째 홀(파5)에서 3번째 샷을 핀 1피트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 긴 승부를 마감했다.
최경주는 미국의 라이언 무어와, 양용은은 베테랑 스튜어트 싱크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싱크는 디펜딩 챔피언 이언 폴터를 연장 끝에 물리쳤다.
‘황제’ 타이거 우즈는 이번에도 스타일을 구겼다. 올들어 듀바이 데저트클래식에서 그린에 침을 뱉어 망신살을 샀던 우즈는 토마스 비요른(덴마크)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연장에서 티샷이 덤불 속으로 빠지면서 보기 퍼트마저 실패해 고개를 숙였다. 우즈가 이 대회 1회전에 탈락한 건 2002년 이후 9년 만이다.
‘아시아의 샛별’ 노승열은 ‘세계랭킹 2위’ 마르틴 카이머(독일)와의 대결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노승열은 1번홀부터 샷이 흔들려 6번홀까지 5홀을 뒤지는 등 일방적으로 끌려간 끝에 6홀을 남기고 7홀차(7&6)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열린 32경기 중 가장 큰 스코어차였다.
김경태는 호주의 영건 제이슨 데이와 맞붙어 잘 싸웠으나 15,16번홀을 내주며 3홀차(3&2)로 고배를 마셨다. 앤서니 김도 닉 와트니에 5홀차로 패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