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후폭풍 현실화
돼지고기 대신 두부·달걀
식단 바꾸거나 급식비 인상
신학기 식탁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 이상 기온, 유가 인상 등으로 식탁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신학기를 맞은 학교와 학교주변 식당가도 고물가 영향권에 놓였다.
2일 이마트에서 거래되는 삼겹살(100g)은 1680원으로 1년전에 비해 76.8% 뛰었다. 돼지고기 안심(100g, 1490원)과 등심(1400원)도 인상폭이 무려 75%에 달했다. 고등어, 오징어, 갈치, 조기 등 주요 수산물도 일제히 30~70%씩 올랐고, 닭고기와 계란 등도 두자릿수 인상됐다.
비상이 걸린 것은 2일 개학한 학교 급식이다. 상당수 학교에서 식단을 바꾸거나 아예 급식비를 올렸다. 서울의 A초등학교는 지난해 5번 나왔던 3월 식단을 올핸 3번으로 크게 줄였다. 돼지고기 대신 두부나 달걀 등으로 식판을 변경했다. 서울 B고등학교는 신학기 부터 2900원하던 학생 1인당 급식 단가를 3100원으로 200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급식업계는 “일부 식자재 값은 배 이상 오른 상태에서 한끼당 2500~2900원으론 예년 수준의 급식 제공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돼지고기나 수산물 등 크게 오른 식재료의 공급량을 줄여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대학 식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지역 대학교 중 상당수가 신학기 부터 구내식당 음식값을 메뉴별로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500원씩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탁물가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구제역과 AI, 이상기온 등으로 신선식품 가격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는데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 급등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을 시작한 유가공업체들도 1~2개월내 원유 수급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적자경영을 이유로 가격인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
우유와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인상될 경우 빵이나 아이스크림, 과자 등 가공식품류의 도미노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4월 물가 폭탄설이 파다한 이유다.
돼지고기·버터·치즈 등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고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물가안정 카드가 효과를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남주 기자/calltax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