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의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수백개의 업체가 생겨날 만큼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그루폰은 소셜커머스 영역을 개척한 선두주자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역시 대부분 그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세계무대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루폰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소셜커머스 분야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그루폰은 윤신근 씨를 초대 대표 이사로 선임하고 취업사이트로 직원 채용 공고를 진행하는 등 이미 한국 지사 출범 준비를 마친 상태다. 공식 출범 날짜는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으며, 출범을 앞두고 회원 5만명을 모집해 그루폰 캐시를 지급하는 기념 행사도 진행 중이다. 그루폰코리아 측은 “오는 14일 출범에 맞춰 비전과 경영전략, 서비스 등을 소개하는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루폰 한국 진출에 관심이 쏠리는 건 그루폰이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현재 유일무이한 글로벌 업체이기 때문이다. 성장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이 7억6000만달러로 한화로 약 8500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23배 성장한 규모로 2008년 11월 출시한 이후 2년 남짓한 기간 만에 이 같은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30대 도시에서 시작해 현재 44개국 565개 도시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6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를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식 출범 전이라 구체적인 사업 계획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직원을 선발하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폰코리아 측은 “이미 200명 이상의 직원을 선발했고 계속 추가로 늘려가는 중”이라며 “세계 주요 국가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루폰의 진출에 업계도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돼 아직 기존 업체가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며 “지금까지 소셜커머스 모델을 알리는 데 치중했는데, 이 상황에서 그루폰이 진출하면 자칫 ‘곰이 재주만 부린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국내 업체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셜커머스가 지역밀착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기업이 경쟁력 있다는 판단이다.
쿠팡 관계자는 “구글이나 야후 등 이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서 지역화에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한국 시장이 그만큼 특수하기 때문에 그루폰이 쉽게 안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나 야후 등보다 그루폰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글로벌 기업의 장점 중 하나인데, 그루폰이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런 이점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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