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아차와 중국 현지업계 등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2월 중국에서 2만500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작년 2월 2만4002대와 견주면 4.2% 늘어난 실적이다. 쏘울과 쎄라토 판매가 부진했지만 포르테, 스포티지R 등이 상승세를 지속했고 지난달 하순 K5가 가세한 것이 작년 2월보다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기아차의 판매증가율은 중국 시장 평균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달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26만7000여대로 작년 2월보다 4.6%나 늘었다. 춘절 연휴로 영업일수가 사흘 가량 감소한 탓에 2년 만에 처음 전년동월비 판매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기아차보다는 0.4%포인트 높았다.
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주춤했던 것은 작년 9월 스포티지R 이후 뚜렷한 신차가 없었고, 지난달 선을 보인 K5 출시를 위해 생산라인을 조정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생산라인 조정이 마무리된 K5의 판매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전체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K5의 위력을 감안하더라도 기아차의 전년 동기대비 판매증가율은 10%대 안팎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비교 기준이 크게 높아진데다 K5와 하반기 신형 프라이드를 제외하면 추가 투입될 신차도 없기 때문이다.
올 2월 기아차의 중국 판매증가율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때 검토됐던 3공장 건설은 유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산 43만대 능력을 보유한 기아차 중국 옌청 1,2공장에서는 쎄라토를 비롯한 다양한 차량들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 = 기아자동차> |
이처럼 기아차의 올 중국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작년부터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중국 3공장 건설은 당분간 유보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아차는 중국에서 33만302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2009년 24만1386대보다 무려 38% 늘어난 뛰어난 실적이었다. 따라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기아차 중국 판매량이 옌청 1,2공장의 생산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3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렇지만 올해 기아차는 1월 13.7%, 2월 4.2% 등 지난달까지 누계 판매량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아차의 올 중국 판매량이 중국 1공장(13만대)과 2공장(30만대)을 합친 연간 생산능력 43만대를 웃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담당 총괄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기아차의 경우 아직 중국 현지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는 만큼 올 상반기까지 실적을 지켜본 후 3공장 건설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특히 그는 “시장상황을 미리 예측해 공장부터 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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