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수(37) 매거진에디터 10년 차 GQ의 패션에디터를 거쳐 ARENA입사 現 남성패션매거진 ARENA HOMME+ KOREA 패션 팀장 한양대 국문과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졸업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드라마 「스타일」 이후로 패션지 에디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거 같습니다. 패션지 에디터는 문자 그대로 패션지에 실리는 글을 작성하는 에디터입니다. 하지만 글만 쓰는 것이 에디터 업무의 끝이 아니죠. 패션매거진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에요. 에디터로서 자신의 글이 실리는 것, 그리고 글에 대한 독자들의 피드백이 오는 것, 즉,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이 기반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싣고 나서부터 에디터는 자기 글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매거진의 구조
저희 ARENA는 편집장님을 제외하고 기자, 피처에디터, 패션에디터, 어시스턴트, 그리고 인턴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패션&피처 에디터를 담당하고 있고, 이외에도 마케팅부서가 따로 존재합니다.
에디터로 산다는 것
패션지 에디터는 앞서 트렌드에 민감한 직업입니다. 남들보다 한발 빨리 유행을 접하고 글로 전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젊은 사고와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저와 동년 나이대의 대한민국 남성들은 하나같은 모습으로 변해가요. ‘아저씨’라는 범주로 묶일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물론 저도 아저씨지만, 잡지를 만들기 때문에 동년배에 비해선 젊게 살고 있어요.
또한, 다른 직업들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아요. 문화적인 혜택은 물론이고, 값비싼 신상품을 써볼 기회도 있고, 화보촬영을 위해 출장을 가거나 여행 기사를 쓸 때는 5성급 호텔과 최고급 리조트 등을 이용할 수 있기도 하죠. 그것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분명 다른 직업에 비해 화려한 혜택들이긴 합니다만, 이런 호사도 ‘일’의 영역이지 온전히 에디터의 소유는 아니잖아요. 다른 분야, 다른 지위에서 이런 것들을 소비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겠지만 그래도 직간접적으로나마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잡지를 만드는 에디터의 특권이죠.
또, 정해진 자기 자리에서 일과를 마치는 직장인에 비해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워요. 취재와 촬영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출장도 잦고요. 덕분에 지겹다는 생각은 한 적이 거의 없던 거 같네요. 여담이지만,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면 같은 물건도 우리나라에서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견물생심을 이겨 내야 하는 절제력이 필요해요.
직업병
업무상 해외 출장을 나갈 때가 많습니다. 출장을 하다 보면 개인적인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개인적인 필요 말고도 촬영 소품을 떠올리며 물품을 구입할 때도 있습니다. 에디터로서 가지고 있는 내가 만드는 잡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무의식적으로 녹아 있는 거죠.
또, 문화적 이슈나 새로운 전시회 등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찾아다니려고 합니다. 보통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에디터는 문화 트렌드를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수시로 이런 것들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직업적인 강박일 수도 있지만, 결국 개인적인 지적 자산으로 남습니다.
데드라인
대게 잡지는 매달 20일을 전후로 발행됩니다. 마감기한은 5일 전 정도에서 이뤄져요. 부지런히 작업을 해온 에디터는 여유 있게 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느긋하게 작업을 하는 편이라 쫓기는 경우가 많아요. 에디터의 소양은 부지런함과 체력이 포함되는데, 마감기간을 염두에 둔 항목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깐 대학교 리포트 문화의 폐해라고 생각이 드네요. 에디터가 되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합니다.
1. 멀티적인 관심을 둬라
잡지는 에디터는 하나의 사물을 보더라도 다방면에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문화, 신제품, 트렌드 등 다방에 관심을 갖도록.
2. 데드라인을 이기는 부지런함
기획과 섭외, 취재와 진행, 기사작성, 편집을 거치려면 데드라인을 이기는 부지런함이 필수. 미리미리 한 달 플랜을 만들어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 보자.
3. 누구를 만나더라도 대화는 술술
에디터는 다양한 분야의 셀러브리티를 만난다.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터뷰를 하면서 취재원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4. 비주얼에 관한 민감한 감각
가장 민감한 트렌드를 다루는 잡지에서 비주얼적인 감각은 필수. 텍스트와 이미지의 조화도 생각하며 기사를 써보는 훈련을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