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62일 동안 줄기차게 올랐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2일 전국 평균으로 ℓ당 4전 내린 1957원89전을 기록,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 하락세가 얼마나 갈지 관심을 끈다.
22일 석유공사의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지역에서 서울과 인천, 충청남ㆍ북도, 경기 등 8개 지역에서 주유소 휘발유를 전날 보다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하락폭이 크진 않지만 이번주에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고급 휘발유의 경우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 이미 21일 ℓ당 2142원64전을 기록, 전날보다 36전 내리면서 하락 반전했다.
고급휘발유와 보통 휘발유 주유소 판매가가 정점을 찍고 내림새로 바뀐 반면 자동차용 경유는 여전히 오름새를 잇고 있다. 자동차용 경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22일 전날 보다 ℓ당 2원51전 오른 1777.54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서 경유는 전날 보다 ℓ당 평균 2원80전 올라 1855.59원에 팔리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3월 둘째주 국내 제품가격을 크게 올려 공급했지만, 지난주에는 휘발유와 경유 공급가를 소폭 낮춰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공급가 하락분은 주유소 재고분이 소진되는 2~3일 뒤에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22일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 하락은 국내 석유제품 시장 가격의 본격적인 하락 반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보다는 국제 시장에선 지난 11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국제 수요 감소 우려와 최근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으로 인한 중동사태 장기화 우려 등 여러 변수가 혼재하면서 국제 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제품 가격도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지난 16일 배럴당 104달러19센트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은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두바이유 가격은 20일 110달러11센트까지 올랐다가 21일 108달러75센트로 떨어졌다. 또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보통 휘발유(옥탄가 92) 가격도 16일 113달러98센트로 하락했다가 20일 119달러96센트로 올랐고 21일에는 119달러9센트로 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21일 두바이유가와 싱가포르 휘발유 제품가격은 연 중 최고치인 7일 가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하해 중동 지역 석유 시장이 불안감이 커지면 다시 최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란 전망이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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