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1) 회장에게는 연관검색어가 있다. 바로 ‘점심식사’다. 그와 점심 한 끼를 먹으려면 3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그의 말 한마디가 금보다 비싼 셈이다. 그런 그가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너그러운 모습으로 한국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들을 쏟아냈다.
지난 20일 방한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1일 자신이 투자한 대구텍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대구텍은 내가 두번째 방문한 유일한 회사”라며 무한한 애정을 내비쳤다. 버핏 회장은 특히 포스코를 극찬했다. “포스코는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철강회사’(Incredible Steel Company)”라며 “미국 이외의 지역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은 3~4개 정도인데 포스코가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 당초 21일 기공식 참석후 일본 후쿠시마로 갈 예정이었으나 일본 사태로 일정이 취소되자 곧바로 서울을 찾았다. 생애 첫 서울 방문이었다.
낯설 법도 했지만 ‘오마하의 현인’은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하고 한국 기업인들을 만났다. 이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는 “한국은 유망한 제조업 국가인 동시에 유망한 시장”이라며 “다음 주주총회 때 한국의 성공사례를 보여줄 예정”이라는 말로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내비쳤다.
여든이 넘은 고령의 나이 탓에 빡빡한 일정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한국 기업인들을 반갑게 맞았다. 21일에는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본래 예정에 없었으나 버핏 회장이 롯데호텔에서 묵는다는 사실을 안 신 회장이 만남을 제안했고 그는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신 회장을 맞았다.
비록 15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롯데그룹의 국내ㆍ외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고 특히 버핏 회장은 일본 지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올해 90세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 비결을 묻는 등 훈훈한 시간을 이어갔다.
방한 기간 내내 그를 지켜본 한 기업인은 “주변사람들의 사진촬영 요구에도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버핏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워런 버핏 회장은 22일 한국에서의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전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