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은 ㈜건영을 모태로 한 LIG그룹 계열의 중견 건설사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47위에 올랐고 아파트 브랜드 ‘리가’로 잘 알려져있다. 지난 1977년 건영주택㈜으로 설립돼 1982년 ㈜건영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1989년 정부의 주택 200만 가구 건설사업 덕분에 일산 등 신도시에서 대규모 아파트 시공에 나서면서 도급순위 3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주택업체로 자리 매김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아파트 분양난과 주택경기 침체라는 벽에 부딪히고 무리한 계열사 확장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1996년 1차 부도를 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영은 2006년 LIG그룹 계열사인 TAS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새 주인을 찾은데 이어 이듬해 2월 무려 10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하고 ‘LIG건영’이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했다.
2009년 현재 사명인 LIG건설로 다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서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강희용 전 현대건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하고 토목 전문업체 SC한보건설을 인수해 약점이었던 토목분야를 강화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한보 인수로 외형을 키운 대신 부실도 커지는 부작용을 안게 된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법정관리 졸업 4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도권 각지의 주택개발을 위해 총 89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벌였다가 주택경기 침체로 착공도 못하고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만 늘어나게 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또 최근 저축은행 파동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위기가 확대되고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바람에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LIG건설 관계자는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웠을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주잔고가 2조7000억원이고 대여금과 채권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LIG건설이 공사중인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역 리가’,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리가’, 중랑구 망우동 ‘중랑숲 리가’, 경기 용인시 ‘구성 리가’ 등 총 1547가구 규모의 4개 아파트 사업에서 입주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인데 LIG건설은 유동성 위기때문에 관리를 신청한 것이라 진행중인 사업은 마무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자들은 계약금, 중도금을 다 보호받게 되지만 입주 지연 등의 피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LIG건설 관계자도 “공정은 70~80% 가량 진행됐다.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입주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IG건설이 진행중인 해외 사업으로는 몽골 도로공사가 있지만, 시행사가 따로 있는 도급사업이어서 완공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부지만 확보한 채 현지 경기침체로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의 주택개발 사업은 착공이 좀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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