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오리온 그룹 담철곤 회장(56)을 세금 탈루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지난 2006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축 과정에서 담 회장이 세금 수십억원을 탈루했다는 국세청 고발내용에 대해 확인중이다.
검찰은 23일 담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열사 8곳을 압수수색해 각종 회계장부와 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빌라가 새로 들어선 곳은 오리온의 옛 창고부지로 오리온은 시행사 E사에 3.3㎡당 300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E사는 다시 시공을 오리온 계열사인 메가마크에 맡겨 지난해 건물 2개동, 19가구 규모의 빌라를 완공했다. 국세청은 오리온이 주변 땅값의 반값 정도에 부지를 매각하고, 계열사가 시공을 맡았던 이른바 ‘프로젝트파이낸싱’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의혹이 있다며 검찰 고발과 함께 관련 자료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E사가 땅을 매입한 다음달 40억여원이 서미갤러리 홍모 대표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출처에 대해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그 차액을 돌려받는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본 것이다.
검찰은 또 오리온 계열사가 지난 2005년 설립한 H갤러리가 서미갤러리로부터 80여억원 상당 미술품을 사들여 20억원어치를 팔았는데도 2008년 폐업할 당시 청산소득 신고가 없었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서미갤러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았지만 앞서 지난 3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 특수2부가 한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터라 이미 확보된 자료를 활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 회장은 또 계열사 온미디어가 2000년 14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당시 신주인수권만 따로 사들여 2005년 16만5000주(액면가 2만5000원)를 매입, 지난 6월 CJ그룹에 매각당시 해당 주식을 130억원 가량에 매각해 80여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과 관련해서도 부당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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