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분당을 출마 결단으로 4ㆍ27 재보선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사실상 자신의 정치인생에 승부수를 던진 손 대표의 출마로, 분당을 지역은 최대 파괴력을 가진 재보선 핵심지역으로 부상했다. 특히 손 대표가 야권 내 유력 대권후보로 꼽힌다는 점을 볼 때 향후 대선정국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나라당은 당황하면서 대응 전략 수립에 긴급히 나서고 있다
▶孫의 ‘올인’=이번 손 대표의 출마는 그의 정치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온갖 ‘차출설’만 난무하던 가운데 본인도 장기간 고심을 해왔고, 당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히 대립해왔다. 손 대표가 출마해 승리할 경우 그의 지지율은 급반등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정치인생의 위기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손 대표의 이번 결정은 내년 대선까지를 바라본 정치적 ‘올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분당을에 나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것도 손 대표가 스스로 몸을 던지게 된 이유다. 손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손 대표가 큰 결단을 내렸다”며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반드시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주목받는 鄭=이에 따라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였던 ‘정운찬-손학규’ 빅매치가 다시 부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30일 “분당을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면서 ”분당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적의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 정운찬 전 총리 영입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여(與), “분당으로 분당(分黨)될라” 위기감 고조=정 전 총리 카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분당을 공천을 둘러싼 당내 내홍이 한껏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대표가 ‘음모설’을 제기하는 등 홍역을 겪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당 일부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진통이 여권 내 권력암투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분당을이 뭐기에 당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다 달려드는지 모르겠다”며 걱정을 쏟아냈다. 당 관계자는 “분당 때문에 당이 분당(分黨)이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날 “이번 분당을 선거에서는 사실상 이기고 지고 하는 결과에 앞서, 당 일부에서 정 전 총리를 영입하려고 했던 시도가 내홍의 씨앗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 큰 문제”라며 “이런 내부 갈등이 지속돼 권력투쟁으로 번진다면 분당까지 갈 수 있다는 해석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고 관측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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