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1일 오후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씨는 그러나 이날 조사에서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이날 오후 2시께 한씨를 다섯 번째 소환해 2009년3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7~8개 기업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7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돈을 받게 된 경위와 돈의 성격, 현직 국세청 고위간부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그림 로비와 청장 연임을 위한 골프 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도곡동 땅 등 한씨를 둘러싼 ‘4대 의혹’의 사실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날 조사에서도 “자문료는 기업에 연구보고서를 제출하고 정상적으로 받은 자문료이며, 나머지 의혹들도 실체가 없거나 한쪽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기존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씨는 귀국 직후인 지난 2월28일과 지난달 10일, 17일, 21일 네 차례에 걸친 소환조사에서 같은 주장을 폈다.
검찰은 이날 한씨의 최근근이자 지방의 한 세무서장으로 재직 중인 장모씨도 세 번째 소환해 한씨의 자문료 수수 의혹과 관련해 돈을 중간에서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국세청 간부의 역할 등을 캐물었다.
앞서 장씨는 지난달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자문료와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청장님 재직 당시 비서관으로서 심부름꾼이나 단순 전달자 역할을 한 것일 뿐 당사자로 직접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한씨가 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뒷돈을 받고 특정 주류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 국세청 소비세과장을 지낸 A씨를 방문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소비세과는 주정 및 주류업체의 인허가권을 비롯해 사업·경영상의 각종통제권을 쥐고 있는 담당과로, A씨는 2008년 소비세과장을 지낸 뒤 현재 국세청 본부에 재직 중이다.
검찰은 지병으로 병상에 있는 A씨를 상대로 2008년 2월 주류업체인 D사의 수입면허를 재발급하는 과정에서 당시 국세청장으로 있던 한씨의 부당한 압력을 받았는지, 부정한 청탁과 함께 뒷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한씨가 2008년 1월 인사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제공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의 감정가를 1000만~2000만원 선으로 잠정 결정하고 뇌물공여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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