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실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진다. 모기업의 확실한 보증이나 지원 계획을 확보하지 못한 계열사는 가점을 받지 못해 퇴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시중은행은 이번주부터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2000여개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에서 대기업 계열사 평가 기준을 강화한다. 그동안 모기업이 ‘지원 각서’만 제출해도 가점을 줬지만 올해부터 구체적인 ‘지원 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가점을 주지 않기로 했다. 증자를 통해 계열사를 지원하려면 증자 시기, 규모, 자금 조달 방법 등 증빙자료를 추가해야 한다.
제도가 바뀌면서 모기업 후광으로 구조조정을 피한 부실 계열사 상당수가 올해 구조조정에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고위 당국자는 “작년까지 모기업이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는 각서만 내면 가점을 부여해 C등급(워크아웃)을 받을 기업이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올해는 모기업이 지원계획서를 내거나 보증을 서지 않는 부실 계열사는 가점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업 덕에 가점을 받아 B등급을 받던 대기업 계열사 중 지원 계획서 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C등급으로 전락하며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올해 100대 건설사 가운데 5곳 내외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퇴출 대상에 선정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은 시공능력 300위권 내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작년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이번 평가에서 100대 건설사들 가운데 5개 내외가 구조조정이나 퇴출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고됐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D건설 등 4개 대기업 계열 건설사는 모기업의 지원 의지가 강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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