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한때 영업실적 저하와 과다한 차입금으로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았다. 하지만 작년에는 3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고, 총차입금에서 현금예금을 차감한 순차입금도 2조9000억원으로 2008년 이후 1조8000억원이나 줄었다.
과거 몇 년 동안 설비와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사업체질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DRAM의 공정기술은 업계 최고인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엘피다, 마이크론 등 해외 경쟁업체를 따돌릴 정도가 됐다. 제품 구성도 모바일용, 서버용 등 고부가가치인 비(非) PC용이 70%를 차지한다.
원가경쟁력과 고수익성 제품의 높은 비중을 바탕으로 경기변동 대응력이 한층 높아졌다. 이로 인해 DRAM 가격 하락으로 몇몇 경쟁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렸던 작년 하반기와 가격이 최저점을 형성한 올 1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했다.
향후 사업전망 또한 밝다. 이익 규모의 차이는 투자 규모의 차이로 연결되며 기술격차를 유지해 주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의 순환고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DRAM이 사용되는 전자제품의 다양화는 실적 변동성을 완화시키고 있다. 전자기기의 메모리 용량 증가, 클라우딩 컴퓨팅 확산에 따른 고성능 서버 증가도 DRAM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낸드플래시의 경쟁력이 다소 열위에 있었지만 최근 상위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공급차질이 우려되며 반도체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이익창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때 경쟁력이 약하고 부실했다는 선입견을 버린다면 고금리 회사채 투자자에게 하이닉스 회사채는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경록 동부증권 채권전략팀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