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지난달 16일 이후 4월 1일까지 최근 13거래일 동안 3조661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전고점을 앞두고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액은 6000~7000억원 수준으로 종전 대비 확대됐다. 외국인은 4일에도 순매수세로 출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거침없는 행보는 신흥국 경기 모멘텀의 강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곡물값과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는 한풀 꺾였다.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부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일 나온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반등은 신흥국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더욱 높여줬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PMI에 이어 이달중 국내 경기 선행 지수도 반등이 유력시된다”고 말했다.
신흥국 관련 펀드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복귀한 가운데 지난주(3.24~30일) 한국 관련 뮤추얼 펀드로는 최근 2년간 주간 평균치(16억달러)를 상회하는 38억5000만 달러가 들어왔다. 3주만에 순유입세로 전환된 것으로 중장기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에도 이달 지수의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대외 불안 요인의 완화와 경기 모멘텀 개선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 자금은 국내 증시로 추가로 들어올 것이나 심리 지표의 과열과 인플레이션 압력 상존 등으로 4월 코스피는 2040~218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는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지면서 강화되고 있다”면서 “환율의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경우 외국인의 주식 매수 규모가 줄어들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최근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은 무엇일까.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4월 1일까지 일본 대지진 수혜주이자 이익 창출력이 강한 전기전자 화학 자동차 철강 등 네 업종에 외국인 순매수액의 70% 이상이 몰렸다.
최근 5거래일만 보면 외국인은 운송장비, 화학, 철강 업종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전기전자, 금융(은행, 증권) 업종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통, 운수창고 등 원화강세 수혜주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한 점도 눈에 띈다.
<김영화 기자@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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