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판 사람들과 젊은 여성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 부문을 수상, 제 4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의 쾌거를 이룬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이다. “귀신처럼 등장한, 사실적이고 소름 끼치게 예민한 남고괴담” 이라는 평을 듣는 이 작품을 견인하는 것은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이라는 세 배우의 뜨겁고도 광기어린 연기의 조화이다.
특히 극 초반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백희준 역을 연기한 박정민은 강렬한 눈빛으로 영화 전체의 갈등을 끌어가며 영화의 중심축을 이끌어간다. 한 때 친했으나 결국 자신을 괴롭힌 친구의 자살을 겪는 박정민 묵묵하고 초연하게도 깊이 억눌린 뜨거움을 눈빛으로 담아내는 10대 소년을 연기한다. 배우 박정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재학 중이며 유일하게 연출에서 연기로 전과한 신예다. 첫 장편에서 주연으로 발탁되어 예사롭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노력파답게 ‘배우 냄새나는 배우’로 충무로의 새로운 블루칩이 됐다.
배우 박정민은 새로운 박카스 모델로 낙점돼 곧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풋풋한 청년’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음료 광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는 박카스 광고는 많은 청춘 스타들이 거쳐간 필수적인 관문이었다. 고수, 이준, 한가인, 주진모, 류승범, 류수영, 문지윤, 유승준 등 당대의 가장 신선한 연기파 배우들은 박카스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역시 1998년 포지션의 뮤직비디오 ‘편지’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던 고수 역시 “지킬 것은 지킨다”며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달려가는 CF로 최고의 상한가를 올렸다.
아들의 자살 이유를 찾고자 하는 아버지의 시선으로 세 명의 고등학생이 사는 세계를 잔인하면서도 리얼하게 그려내는 <파수꾼>은 새로운 청춘영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원래 독립영화 상영관과 일부 상영관 위주로 3월 3일 최초 개봉되었으나 이어지는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환호에 힘입어 개봉 2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해 스크린을 늘려 배급하고 있다.
이정환 기자/lee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