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부분 물가안정 효과
원화강세…수출기업은 타격
결국 환율이 양날의 칼이 됐다. 그동안의 높은 환율은 수출에는 칼등이었다. 안전했고 도움이 됐다. 하지만 물가때문에 환율이 떨어져 수출에도 칼날이 됐다. 물가 정책 운용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수출’보다 ‘물가’를 선택했다. 외환시장 수급 여건 역시 더이상 1100원대 환율을 이끌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원화값이 올라가 수입가격을 떨어뜨리면 물가 상승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체로 달러당 1050원선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정도면 수출기업도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본다.
4일 외환시장의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6원 내린 1086.50원으로 출발했다. 1100원 선이 깨진 이후 1090원 대도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렸다. 지난달 중순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으로 해외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고, 외환당국도 이에 따른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을 일부 용인하는 분위기다.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물가와 수출의 균형점이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달러당 1050~1060원선에서 미세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박현구 기자/phko@ heraldm.com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15.3%를 기록했다. 석유는 물론 곡물 등 주요 원자재의 국제 시세는 세계경기 회복 기대에 힘 입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 4월 이후에도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출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올 3월 수출 증가율은 30%를 넘어섰다. 월별 수출 총액은 486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역수지(수출-수입) 흑자 행진도 14개월 이어졌다. 환율이 내려가면 세계시장에서 팔리는 우리나라 제품의 상대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만큼 수출 경쟁력은 낮아진다.
하지만 환율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올라가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더 높다면 체감할 만한 물가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2년 만의 원/달러 환율 1000원 시대가 국내경제 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