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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수가 더 안전” vs “노후 급수관 불안”
서울시-정수기업체 물전쟁 점입가경
市, 가정 방문 수질검사 결과

“세균에 강하고 미네랄 풍부”


“중금속 등 유해물질 제거”

정수기업체, 강한 반박나서


“서울 수돗물이 정수기 물보다 낫다.”- “무슨 소리냐, 완벽하게 걸러진 물이 안전하다.”

서울시와 정수기업체들 간에 ‘아리수’(서울시 수돗물)의 안전성 논란이 수년째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직접 집에서 쓰는 수돗물의 품질검사를 받았다. 기자의 집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있는 2007년에 준공된 빌라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아리수의 수질에 의문을 가진 가정을 직접 방문해 품질검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결과를 보세요. 아리수가 정수기 물보다 훨씬 좋습니다.” 검사결과, 수돗물은 정수기 물과 비교해서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양호했다.

탁도, 잔류염소, pH, 구리성분 등 4가지 항목을 대상으로 진행된 검사 중 탁도, pH, 구리성분 등 3가지 항목에서 아리수와 정수기 물은 유사한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잔류 염소 수치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아리수의 잔류염소 수치는 0.18㎎/ℓ(4.0㎎/ℓ 이하이면 정상)를 기록했고, 정수기 물의 잔류염소 수치는 측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수돗물이 정수기 물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미네랄과 잔류 염소 포함 여부와 관련돼 있다.

검사를 담당한 서울시 직원은 “정수기 물에 잔류 염소가 없으면 물이 세균 침투에 취약해져 오염되기 쉽고, 잔류 염소가 걸러질 만큼 정수시스템이 촘촘해 각종 미네랄 성분마저 걸러진 물이 돼 아리수에 비해 수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가정까지 방문해 수돗물의 안전성 홍보에 열을 올리자, 정수기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라는 거대 지방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민간기업이 반박하기도 쉽지 않고, 반박한다 해도 논란이 확산될수록 손해를 보는 쪽은 정수기업계라는 것이다.

권상봉 웅진코웨이 홍보팀 대리는 “물을 통해 몸에 이로운 미네랄을 섭취하려면 수십만t을 마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본사가 사용하고 있는 역삼투압방식의 정수시스템은 중금속이나 방사성물질 등 인체에 유해한 미세물질을 제거하고 있는 만큼 정수기 기능의 효용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정수기업체 관계자는 “서울시라는 거대 지방정부의 입장에 대해 일개 민간기업으로서 대응하기가 곤란하다”며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는 물속 부유 물질을 완벽히 제거한 물이 좋은 물 아니겠느냐”며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미세물질을 완벽히 제거한 정수기 물이 노후된 수도관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수돗물보다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입장은 확고하다. 정득모 상수도사업본부 생산부장은 “수돗물은 각종 미네랄과 잔류 염소 등이 남아 있는 살아 있는 물인 반면, 정수기 물은 증류수에 가까운 물”이라며 “해외 생수 에비앙이나 아리수를 전기분해하면 미네랄 등의 성분으로 인해 물이 시커멓게 변하지만, 정수기 물은 증류수처럼 거의 변화가 없다”고 했다.

노후된 급수관을 통해 수돗물이 오염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손창섭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은 “1994년 이전에 급수관으로 사용된 아연도강관은 노후돼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지난해까지 13만여 대상가구의 60%까지 교체했으며, 오는 2014년까지 100% 교체할 계획”이라며 “설령 녹물이 나오더라도 수돗물을 틀어 처음의 녹물을 흘려보내면 수질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손 부장은 또 1994년 이후의 급수관은 스테인리스 강관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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