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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이상 ‘작은 정부 큰 시장’ 은 없다?
법인세 인하 등 지지부진

초과이익공유제 불씨도 여전

집권 후반 反기업정책 일색

일부 “사실상 시장경제 포기”

MB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집권 후반기 들어 사라졌다. 오히려 반(反)프렌들리 정책 일색이다. 적어도 대기업이 느끼는 정서는 그렇다.

재계는 SK에너지의 기름가격 인하를 반(反)프렌들리 정책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 들어 물가 안정에서 비롯된 각종 대기업 압박 정책들이 ‘동반성장’과 ‘공정사회’의 옷을 입고 압박의 강도를 점점 높여가는 모습이다.

물론 각각의 정부 정책은 물가안정이나 동반성장 등 나름의 목적과 당위성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반(反)대기업 쏠림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진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홍역을 앓았던 초과이익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름만 바꿔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정부는 올 들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정유사와 통신사에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급기야 정부의 민관합동 석유가격 TF 결과 발표를 사흘 앞두고 SK에너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부처 중에는 가장 친기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경제부마저 최중경 장관 취임 이후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다.

반면 유류세를 인하해 달라는 업계와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정부는 무반응이다. 정부는 또 최근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을 조사, 최근 그 결과를 SK에너지 등 정유사들에 통보했다.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변칙 상속ㆍ증여 관행에 과세키로 한 정부의 조세정의 실천방안에 대해서도 재계는 바짝 긴장한다. 정부는 법인세에 머물지 않고 상속 및 증여세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경부가 일부 지역의원들의 저지로 수도권 기업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산업집적(集積)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유보키로 한 것도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반면 법인세와 상속세 인하 등 재계의 요청은 별 진척이 없다.

재계는 이번 기름값 인하 과정이 MB정부가 남은 2년간 시장경제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다. 또 더 이상 ‘작은 정부, 큰 시장’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아직도 올해 5% 성장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각종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 등 대기업의 역할이 만족스럽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나름의 불만을 털어놨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심각한 물가문제 때문에 꼬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형곤ㆍ오연주 기자/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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