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에 사는 ‘어독와편모류’가 따뜻해진 바닷물을 따라 국내 해역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군산대 해양연구팀에 의해 확인됐다.
어독와편모류는 대형 해조류에 붙어 살아가는 미세먼지 크기의 광합성 생물로, 어류가 이를 장기간 섭식하면 체내에 ‘시구아테라’라는 독소가 축적된다.
사람이 이 독소가 든 어류를 먹어 ‘시구아테라’에 중독되면 구토와 복통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군산대 생태독성해양원 생물은행의 사업책임자인 이원호 교수팀은 5일 “아열대 지역에서만 서식하던 어독와편모류가 제주도 일대에서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현재 어독와편모류의 종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대 해양천연물신약연구단과 배양을 통한 항암물질 등의 신약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복어’만이 독이 든 어류로 분류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수온변화로 아열대 어류들이 국내 해상으로 이동해오면 이 같은 독성이 든 아열대성 어류의 섭취로 인한 사고가 빈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아열대에 해당하는 오키나와 해역 남부에서만 보고되던 어독성 와편모류들이 최근에는 도쿄 인근 해역에 출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아열대에 서식하던 이들이 이상기후에 따른 수질변화로 말미암아 온대해역까지 북상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해안지역에서의 번식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국내 최남단인 제주연안에서 어독성 와편모류들이 서식하고 있음이 밝혀진 만큼 국가적인 어독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천연산 해양 초식성 어류에 대해서는 어독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장기간에 걸친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이제는 어독의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됐다”면서 “해양생태계 감시와 식품 보건 등 분야별로 장기적이고 경제·과학적인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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