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KAIST 학생들의 자살과 관련해 “명문대생으로 받는 압박감을 이해한다”면서도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순 없다.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KAIST에서는 지난 1월 8일 전문계고 출신 1학년 조모(19)군이 저조한 성적등을 비관해오던 중 학내에서 자살하는 등 올해 들어 학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 총장은 5일, KAIST 홈페이지에 올린 ‘KAIST 가족 여러분께 - A message from the President’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올해 KAIST는 유난히 슬픈 사건을 많이 겪고 있다”면서 “우리가 좀더 많은 노력을 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애도를 표했다.
그는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있는 일류 대학의 경우 개교 이래 학생들의 자살 사건은 계속 있어왔고 명문대학의 학생들은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KAIST 교수님들의 학문에 대한 원칙과 학생들에 대한 높은 기대로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고 학생들 스스로도 취업 등을 준비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KAIST나 하버드 같은 대학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들 대학의 명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라면서 “학생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갖고 있겠지만 이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며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KAIST는 학사, 상담, 생활, 학비문제 등 학교가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걸쳐 개선할 점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우리들 각자의 마음과 자세에 달린 만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지금의 실패와 좌절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총장은 앞으로 신입생들을 위해 학부과정을 소규모 그룹으로 재편성, 이들이기숙사 등 학교 생활 전반에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교수와 대학원생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해 신입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버드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즐거운 대학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등 자살방지 예방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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