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이면서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에 대해 은행권의 응징이 매섭게 진행되고 있다.
그 동안 LIG건설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해준 은행들은 일제히 LIG건설의 시공권을 빼앗아 새로운 시공사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생할 여력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LIG건설이 추진한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건설 시공권을 회수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계속 추진키로 결정했다. 한강신도시 사업은 부지여건이나 사업성 등 여러 측면에서 괜찮아 공공공사 발주량 급감으로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건설사들이 탐내는 ‘사고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신한은행 고위 임원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좋은 게 문제이지만, LIG건설이 추진 중인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건설 부지의 여건은 좋은 걸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IG건설에 1000억원대 PF대출을 해준 국민은행도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서울 중랑구 망우동 ‘중랑숲 리가’와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용인구성 리가’의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LIG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은 서울 ‘이수역 리가’와 ‘서울역 리가’에 분양보증을 맡은 대한주택보증 역시 시공사 교체를 검토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은 이번 사태에 금융권의 소홀한 리스크 관리 책임도 있다고 보고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지난 4일 LIG손해보험에 대한 예비종합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오는 18일부터 본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LIG건설의 모기업인 LIG손보를 통해 금융권의 리스크관리 행태와 LIG그룹의 전반적인 불공정행위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특히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열흘 전에 42억원 어치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은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서는 LIG건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 한달 전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사업장에 10000억원의 PF대출을 해준 국민은행이 무리한 영업 확대 전략으로 리스크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LIG건설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기업회생 절차 신철 당일날까지 LIG그룹을 압박해 대출금 전액을 회수한 하나은행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