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현금으로 바꿔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무려 20억원짜리 위조수표가 은행의 위폐 감별기를 통과해 전액 현금으로 교환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신한은행 이대역지점에 액면가 20억원인 수표가 한 장 들어왔다. 창구직원은 감별기에 넣어 진위를 가렸고 이상이 없었다. 한국조폐공사에서 만든 용지인지, 은행에서 표시한 형광물질이 정확한 위치에 있는지, 수표에 무색의 잉크로 금액이 적혀 있는지 등 여부를 판별하는 감별기를 통과했고 수표 번호와 액수, 발행날짜에도 문제가 없었다. 은행은 수표를 가져온 김모 씨에게 현금 2억원과 2억원짜리 수표 9장을 지급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날 터졌다. 사채업을 하는 이모 씨가 지점을 찾아와 “인터넷으로 조회해 보니 내가 갖고 있는 20억원짜리 수표가 이미 지급된 것으로 나오던데 무슨 일이냐”며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 김 씨가 가져온 수표는 2월23일 오전 발행된 110만원짜리 수표로 금액과 일련번호를 바꾼 위조수표란 사실을 알아냈다. 물론 김 씨가 가져간 2억원짜리 9장의 수표는 이미 현금으로 교환된 뒤였다.
경찰은 지난 1월에도 10억원짜리 위조수표가 비슷한 방법으로 현금화된 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동일한 전문 위조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