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현실적 투자방법, 재간접펀드
전략간 상관관계 낮을수록분산효과 커져 투자 극대화
15~25개 펀드 편입 적정
高수수료·유동성위험 단점
같은 고액자산가라고 해도 미국 메릴린치은행에 계좌를 갖졌다면 다양한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에 계좌를 갖고 있을 경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다양한 헤지펀드 상품에 접근할 길은 없다. 미국이 대학원 수준이라면, 아직 국내 헤지펀드 투자인프라는 아직 제도정비도 이뤄지지 않은 ‘탁아소’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판매되는 헤지펀드 대부분이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형태다.
하지만 재간접이라고 해서 매력이 없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재간접펀드의 투자효율이 훨씬 높을 수 있다. 다양한 투자전략과 투자기회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 기관투자가들이 재간접형태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재간접헤지펀드 접근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여러 헤지펀드들에 투자하는 경우와, 다른 전략을 펼치는 여러 헤지펀드들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특정 섹터에 투자하느냐, 모든 섹터에 투자하느냐의 구분이다.
먼저 다른 전략을 펼치는 여러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과거에 상관관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 서로 다른 투자스타일의 헤지펀드를 혼합해 분산효과를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고, 개인투자자에게 적당하다.
이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간 상관관계인데, 상관관계가 낮을 수록 분산효과가 커진다. 주요 헤지펀드 정보기관들은 이같은 상관관계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데, 가장 대표적인 헤지펀드리서치의 상관관계표 정도는 갖고 있을만 하다. A와 B의 상관관계가 1이라는 뜻은 A가 1만큼 움직일 때 B도 1만큼 움직인다는 뜻이다. A와 B의 상관관계가 0.5라는 뜻은 A가 1만큼 움직일 때 B는 0.5만큼만 움직인다는 뜻이다.
두번째 동일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많은 수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펀드 매니저를 잘못 선택하게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헤지펀드는 같은 전략이라도 매니저 실력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또 이 방법은 유망 투자전략을 먼저 고른 후에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개인보다는 기관 등 전문성을 가진 투자자가 주로 활용한다.
그럼 재간접펀드에 편입되는 헤지펀드의 수는 몇 개가 적정할까? 딱히 정해진 답은 없지만 보통 15~20개 많은 경우 50개까지 다양하다. 15~25개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간접펀드의 또다른 장점은 투자 최소규모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개별 헤지펀드의 경우 최소투자금이 100만 달러를 넘는 것들도 많다. 자산의 5%를 15개의 헤지펀드에 배분하고자한다면 1500만 달러가 든다. 자산이 3억 달러는 되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간접펀드는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풀(pool)을 만들 수 있다. 소액 투자자도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앞선 다룬 여러 헤지펀드 전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헤지펀드는 이해가 어려운 투자상품이다. 상품에 대한 이해 자체도 어렵지만, 펀드관련 운용정보를 해석하고 이에따라 투자판단을 하기는 더욱 어렵다. 재간접펀드는 이같은 어려운 작업을 대신 해준다.
다만 재간접펀드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투자단계가 하나 더 있는만큼 그만큼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특히 일반 펀드와 달리 운용보수에 성과보수까지 있는 헤지펀드에서 비용부담은 결코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성과보수는 재간접펀드와 하위펀드 모두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유동성위험도 있다. 헤지펀드는 전략에 따라 유동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경우 환매가 발생할 경우 포트폴리오내 주식을 동일비율로 시장에 내다팔아 환매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상장된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 하위펀드가 환매제한이 걸려있을 경우 재간접펀드는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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