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7일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등 의혹 관련 조사를 받았던 홍 대표로선 일주일새 두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최근 오리온 그룹 본사 및 계열사 등지 압수수색을 통해 그룹 측의 미술품 거래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내역과 회계장부, 보유현황 등을 따진 결과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점을 확인하고 미술품 거래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홍 대표를 주목하고 있는 건 오리온이 미술품 거래를 위해 주로 이용한 창구가 서미갤러리였기 때문이다. 재계 유력 인사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미갤러리는 과거 기업 비자금 관련 검찰 수사에서도 단골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다.
검찰은 오리온이 서미갤러리의 미술품 매매가 비공개로 이뤄지는 점 등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검찰이 서미갤러리에서 압수한 회계장부 확인 결과 오리온 구입 미술품 일부가 매출 기록에서 누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탈세 정황도 의심되는 상황.
검찰은 또 오리온이 서울 청담동의 창고부지를 매각해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부지를 헐값매각하고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서미갤러리 측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홍 대표 소환조사를 통해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오리온 구매ㆍ소장 미술품 등의 유통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한상률 전 청장 로비의혹 관련 조사 때와는 달리 강도높게 이뤄진 조사를 통해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는지 향후 검찰 행보가 주목된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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