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예배 도중 신도들 간 난투극이 발생했다. 이 교회는 지난해 담임목사가 여신도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뒤 갈등이 계속돼 왔다.
11일 경찰과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55분께 서울 강남 지역의 모 교회에서 이 교회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회원 50여명과 용역회사 직원 40여명이 아침 예배 도중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강단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 측 신도 50여명과 10여분 간 몸싸움이 일어났으며 일부가 바닥에 넘어지고 폭행을 당해 10여명이 다쳤다.
비상대책위는 지난해 담임목사가 여신도를 성추행했다며 사퇴를 요구해왔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우리도 교회에서 예배드릴 권한이 당연히 있는데 그동안 들여보내 주지 않아 경호업체에 경호를 부탁해 들어갔다”며 “강단을 점거한 것은 예배 중이던 담임목사가 성추문에 휘말리는 등 강단에 설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담임목사 측 관계자는 “비대위는 표면적으로 담임목사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지만 배후에는 교회의 재정권과 인사권을 차지하려는 원로목사의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회는 지난 1968년 설립됐으며 현재 등록 교인이 3000명에 달한다.
한편 신고를 받은 경찰은 병력을 교회로 출동시켰지만 신도 내부 갈등에 섣불리 개입하기 어렵다며 외부에서 사태를 주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도끼리 내부 문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경찰력이 종교시설에 들어가기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극단적인 상황 발생에 대비하는 등 소극적 개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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