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7억원으로 시작된 ‘마늘밭 현찰’ 미스터리가 주말을 지나며 캘 때마다 돈뭉치가 나오면서 27억원, 47억원, 57억원, 74억원을 지나 110억원을 넘어섰다.
11일 전북 김제경찰서는 처남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김제의 한 마늘밭에 묻어뒀던 이모(53) 씨가 숨긴 자금이 총 110억78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이 씨의 마늘밭 주변을 추가로 수색해 불법 은닉자금 86억6000만원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 경찰은 당초 처남으로부터 27억원을 받아 이 중 24억원을 밭에 묻었다는 이 씨의 진술을 토대로 발굴을 시작했지만 실제 발견된 돈은 모두 11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 씨는 중국에 서버를 두고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던 처남 이(44) 씨로부터 2009년 4~5월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넘겨받았다. 처남이 구치소에 수감되기 전에 맡긴 자금으로 처남 이 씨는 다음달 1년6월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다.
이 씨는 이 돈을 5만원권으로 바꿔 플라스틱 김치통 등에 담아 아파트 다용도실에 보관해 오다가 작년 5월 사들인 김제시 금구면의 990㎡ 규모 밭 여러 곳을 깊이 1m 정도로 파서 나눠 묻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집에 보관하기 불안했고 은행에 맡기면 추적당할 것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씨는 최근 2억8000여만원을 캐내 개인용도로 쓰고 처남에게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 올 초 이 밭에서 작업했던 굴착기 기사 안모(52) 씨가 돈을 가져간 것처럼 꾸미려 했던 것. 그러나 이 씨는 안 씨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최근 땅에 묻어둔 17억원 중 7억원이 없어졌다. 작업 중 보지 못했느냐”고 이 씨가 채근하자 억울함을 느낀 안 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곧바로 밭 주변을 수색해 비닐로 싸인 통에서 3억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갑작스런 거액 발견 후 진술이 석연치 않은 이 씨와 이 씨 가족들을 추궁해 9일 새벽 이 씨 아들(25)의 렌터카에서 10억원을, 아파트 금고에서 1억1500만원을 추가로 찾아냈다.
경찰은 전날인 10일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씨가 쓰고 남긴 돈 24억여원을 범죄수익금으로 압수했다.
조사 착수 직후 경찰은 이 씨의 진술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밭 주변을 추가로 수색해 90억원 가까운 현찰을 추가로 찾아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