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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우, “독한 연기 힘들어 원형탈모 고생도”
‘백인기’ 통해 많은 연기공부

정하연 작가에 감사

아직도 혼자 ‘인기앓이’

서우(26)를 만났다. 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끝내고 잠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얼굴은 여고생인데 몸은 어른이다. 그래서 멜로 연기를 펼친 유승호와는 무려 여덟 살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별로 어색하지 않다. ‘신데렐라 언니’ 때 언니였던 문근영보다도 오히려 두 살이 많다. 이런 서우를 두고 한 문화평론가는 “귀여우면서 냉소적이며, 어린아이 같은데 풍만한 듯 보이며, 활발한 듯하면서도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보면) 건조하다”고 평한 바 있다.

정작 본인은 “승호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다. 내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승호랑 멜로 연기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마흔 살이 되면 승호는 브래드 피트급이 돼 있을 텐데. 지금 후딱 해치워야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와 연기해도 어울린다는 건 대단한 강점이다.

서우는 세 자매 중 막내로 자랐다. 여자가 많은 환경에서 수다를 떠는 데 익숙하다. 귀여우면서 섹시한 면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듣고 자랐다. 서우는 “처음에는 귀여우면서 정반대의 이미지도 있는 연기가 낯설었다. 하지만 양면성이 있는 역할을 많이 맡겨 두 가지 모두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우가 데뷔 4년 만에 톱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캐릭터의 복잡성과 복합성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가 강하고 독한 게 좋다. 악을 쓰는 연기는 특히 잘한다. ‘욕망의 불꽃’에 등장하면서 남자의 뺨을 때리고 기자들에게 손가락으로 욕을 했다.

서우에게는 강하고 독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묘한 힘이 있다.

“살면서 악을 쓰지 않았는데 악을 쓰는 연기가 유독 많았다. 원래 목소리가 작고 저음이어서 효과가 잘 안 날 것 같았다. 그래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편인데 스태프가 당황할 때도 있다. 눈물 연기는 아직 힘들고 자신 있게 하지 못한다. 나는 눈이 약간 튀어나와 있어 눈물이 줄줄 흐르지 않고 수도 틀어놓은 것처럼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가녀린 코스모스처럼 울지 않고 ‘윙윙~’ 하면서 운다.”

서우는 ‘욕망을 불꽃’의 백인기를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인간에 대한 탐구정신이 투철한 정하연 작가의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연기를 펼칠 수 있게 공간과 여지를 남겨놓고 대사를 써주신 것 같아 작가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욕망의 불꽃’의 엔딩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를 어떻게 정리할까 궁금했다. 종반에는 배우들끼리도 엔딩에 대해 물어봤다. 돈과 행복과 관련된 인간의 욕망을 이순재 선생님과 신은경 선생님의 한 신으로 너무 잘 보여줬다. 세련된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서우가 연기한 백인기는 고아 출신의 여배우다.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독기가 넘쳤다. 이렇게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초반에는 연기가 좀 튀는 듯해 ‘발연기’ 논란까지 나왔지만, 긴 호흡의 스토리가 충분히 설득력을 갖추면서 서우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갔다.

“힘들어서 원형탈모에 시달린 적도 있고, 응급실에 실려갔던 적도 있다. 다크서클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도 나 혼자 ‘인기앓이’를 하고 있다.”

서우는 힘들어도 촬영 현장의 매력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탐나는도다’에서 해녀 장버진으로 나온 서우는 오디션 때 “운동을 싫어하고 그중에서는 수영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지만 캐스팅됐을 때는 대역 없이 물속 깊이 들어갔고, 지금은 시즌 2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서우는 촬영장에서 성격을 개조했다고 말한다.

“촬영장에서는 밥도 제대로 안 먹이고 김밥만 주더라. 사극은 화장실도 없어 노상방뇨를 해야 했다. 이젠 아예 괜찮은 곳을 미리 봐둔다. 예민한 성격도 많이 사라져 털털하게 변한 것 같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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