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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같은 재앙 우리나라에서 난다면…
지난달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가 한국을 덮친다면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국내 표준형 원전이 견딜 수 있는 자연재해의 범위는 기존 국내에서 발생한 재해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의 변수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지만, 냉각로 유지 능력은 일본 원전보다 뛰어나 후쿠시마와 같은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12일 기상청과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 주최 ‘지구환경재해 감시 및 조기대응 토론회’에서 지진 및 쓰나미에 대한 국내 표준형 원전의 안전성을 발표하는 이은철 서울대 교수는 “지진이나 쓰나미의 규모가 항상 예상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재해에 대한 완벽한 대비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표준형 원전은 규모 6.5 정도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돼있다. 이같은 기준은 현재까지 국내에 영향을 미친 지진 중 6.5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원전은 안전성 평가시 쓰나미에 대비해서 인근에 방파제를 설치하는 등 기본 설비를 갖춰놓고 있다. 그러나 이 대비 기준도 기존 국내 발생 지진에 의한 최대 규모의 쓰나미를 가정한 것이다. 이 교수는 “10m의 쓰나미를 대비해 방파제를 쌓아놔도 12m짜리 쓰나미가 몰려오면 소용 없는 것 아니냐”며 자연재해에 직접적으로 대비한 설계보다 원전 자체의 냉각 능력 회복에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원전은 지진, 쓰나미 등에 의한 침수 상황에서도 냉각로만 회복되면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은 막을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전력이 끊긴 상태에서 하루 정도 냉각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전력 공급은 며칠이 지나서야 일부 회복되기 시작해 냉각 기능 회복이 더뎠던 것이 재앙의 근원으로 꼽힌다. 반면 국내 표준형 원전은 두 대의 비상 디젤발전기가 설치돼 전력 공급 없이도 1주일 이상 냉각 기능이 돌아갈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전력 공급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일본보다 충분하지만, 전력선 복구에 소요되는 장비 구비 등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며 원전 안전에 다각도로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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