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재단 이사장이 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정책 틀의 과감한 전환을 주문한 것에는 충분한 이론적 논거를 바탕으로 한다.
정 이사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정부의 ‘5% 성장, 3% 물가’라는 경제운용 목표가 ‘4% 성장, 4% 물가’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심지어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정책을 계속 구사할 경우 성장률이 4%대 초반, 심지어 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세계 7대 수출국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수출 주도 성장구조 심화 ▷더욱 벌어진 양극화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올해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하고, 내년에는 세계 경제 후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국은행 등 주요 연구기관이 연초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4.5%대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성 요인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상한파와 구제역 파동, 중동 사태와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 불안, 유가 상승, 국제 원자재 및 곡물가 상승 등이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 1분기 하루 평균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정부의 당초 전망치 85달러보다 18.2% 이상 상승, 성장률 예측치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따라서 지속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잡기 위해 정부가 환율정책을 구사하거나 현재의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에 의한 경기 활황세가 주춤해지면서 성장률이 4%대 초반, 심지어 3%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이사장은 특히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에 주목했다.
제3차 오일쇼크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의 국제유가 상승,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원자재발 아이언플레이션(Ironflation), 임금 상승 등 중국발 물가 상승에 따른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등 이른바 ‘3대 플레이션’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농수산물 수급 불안정에다 교육비용과 높은 전세가격이 가계에 미칠 영향, 무역 흑자 증대에 따른 과잉유동성 등이 물가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았다.
김형곤 기자/kimh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