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udy Secret
<권순만 대학생기자>예전에는 대학 1학년 때 학사경고 한 번 안 맞으면 제대로 못 논 거라는 소리들을 했다. 하지만, 이것도 먼 옛날 얘기. 이제는 1년 때부터 학점과 스펙 관리로 진로를 설정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 중에서도 이과생들이 준비하는 약학대학입문시험 PEET나 MEET는 요즘 대세. 이에 카미에서도 생명과학을 전공하다가 PEET에 합격한 이학준을 만나 그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약대에 입학하기 전에 서강대 생명과학과에 다니는 중이었지만 군대를 전환삼아 약전을 준비했고 이번에 아주대 약대 11학번으로 신입학했습니다.
서강대 재학 시절에는 정말 평범한 대학생이었어요. 다른 학생들이 그렇듯이 친구들 만나 술 마시는 거 좋아하고 틈만 나면 놀 궁리를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 걱정에 마음이 무겁기도 한 그런 대학생이었죠.
수능 수험생이었던 시절엔 대학 가면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만들었는데, 2학년 때까지 거의 다 이뤘었죠. 밴드활동, 축구동아리, 봉사활동, 배낭여행 등 웬만한 건 다 했네요. 학부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의 변호일 수도 있지만, 남들보다는 계획성과 추진력이 있어서 했던 것들이기도 해요. 모든 일을 시작할 때는 철저한 계획부터 세우는 스타일이거든요. 너무 공을 들여 정작 실행하기가 벅찰 때도 있었지만, 무계획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추진력과 목표 달성률이 높아지죠. 이런 습관은 제 재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약전을 준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주위를 둘러보면 함께 PEET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입학부터 PEET를 염두에 뒀던 학생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사실 전 그렇진 않았어요. 그래도 평소 의료보건계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군 복무를 의무병으로 하게 됐는데, 당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놓은 신종플루가 발생했던 시기였어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한정 수량의 타미플루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나중에는 환자가 와도 약을 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보며 약이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인간과 직접 관련된 메커니즘에 대해 알고 싶었고, 약과학자가 되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이학준 (아주대 약학과11) |
본격적으로는 4월에 준비를 시작해 8월에 PEET시험을 봤습니다. 3월까지 군 복무 상태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4월부터 준비하게 된 거죠. 공부를 할 당시 계속 되뇐 것은 남들보다 하루를 길게 사용하자는 것이었어요. 우선 아침 일찍 독서실에 가서 인터넷강의를 종일 수강했어요. 커리큘럼이 기본과 심화 두 개였는데, 사실상 짧은 시간 동안 기본과 심화를 하기엔 시간이 많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하루에 할당된 양은 예습과 복습을 통하여 다시 보지 않도록 공부했습니다. 특히 범위가 많고 모자라는 과목인 생물은 PEET 준비생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정리했어요.
PEET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지식형 시험이 아닌 추론형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PEET시험은 범위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아는 것을 얼마나 문제에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요. 기본을 확실히 알고 활용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사설모의고사를 PEET시험을 보기 전에 주기적으로 보는데, 이는 사설 학원 강사들이 가르쳤던 곳에서 많이 나오니까, 점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해요. 모의고사는 시간재기 연습용으로 생각하면서 시험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사설모의고사에서 계속 60점대를 기록했으니까요. 이런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공부에 몰두하는 평정심을 유지하세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입니다.
PEET를 준비하기 전에 유의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약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PEET 점수뿐만 아니라 전적대 학점, 공인영어, 봉사활동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대학마다 각기 다른 전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형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학교마다 충족하기 위한 2학년 수료학점 개념을 몰라서 좀 고생을 했습니다(이것 때문에 떨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PEET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공부만 하기에도 정신이 없기 때문에 나머지 자격 조건을 준비하는 게 무리예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공인영어와 그 밖의 항목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지원은 두 군데 학교만 할 수 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촉박한 시간이 주는 스트레스와 나 자신과 싸움이었습니다. PEET 1세대, 첫 시험이다 보니 정보가 많이 부족했고 기출문제도 없었죠. 게다가 대학교마다 전형도 확실히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답답했어요. 또,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과 떨어져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도 들어 나태해지곤 했었죠. 이런 것들을 컨트롤 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PEET 준비생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생계를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들의 절박함을 따라가려면 대충 ‘준비나 해볼까?’라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약전과 의전을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PEET 1회를 본 수험생으로서 느낀 점은 처음에는 PEET시험이 대학을 결정하는데 큰 몫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뿐 아니라 영어점수, 학점, 봉사시간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어느 한 가지라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기 때문에 조금씩이라도 준비하셔야 합니다. 특히 봉사활동은 자기소개를 쓸 때 많은 도움이 돼요. 인성적인 면에서 배우는 것이 많고요.
자기소개서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경험 중심의 자기소개서를 원하는데, 저 같은 경우도 거의 한 달에 걸쳐 자기소개서를 썼어요. 자기소개서 유형은 학교마다 다르고 하루 만에 쓸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고, 초안 작성 뒤에는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 객관성과 설득력을 검증받으세요.
마지막으로는, 시험을 잘 치고도 원서를 잘못 써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으니, 준비해야 할 기준과 서류를 꼼꼼히 체크하세요. 대학마다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해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