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야 2017학년도 가능
실현 가능성도 낮아
“민감한 수능 지경부가…”
부처간 갈등 우려목소리
14일 지식경제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에 IT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추가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수능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이자 제일 민감한 부분인 수능을 지경부가 건드린 꼴이어서, 두 부처 간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지경부가 ‘대학 IT교육 개선방안’이라면서 초ㆍ중등 분야인 수능 관련 사안을 왜 제안했는지 궁금하고, 관련 부처인 교과부나 고용노동부와 사전 논의 없이 ‘추후 협의하겠다’고 한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이 방안의 실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교과부는 전했다.
정종철 교과부 대입제도과장은 “올해부터 적용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4학년도 수능을 개편한 지 얼마 안 됐다”며 “일부 특성화고를 제외하고는 IT 관련 과목을 배우는 학교도 많지 않을 뿐더러 수능을 바꾸려면 교육과정 개편을 다시 해야 해 일러야 2017학년도 대입(현 중1)이나 돼야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 과학 교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서울 지역 고교의 한 화학 교사는 “일단 기초과학이 기반돼야 IT 같은 응용과학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기초과학 중심의 현 수능상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사(지구과학)는 “과학이 보다 실용적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옹호론을 폈다.
IT 관련 학과에 대해 전공과목 비중을 강화하는 ‘신IT교과과정 표준안’과 학과 개편 및 평가제 마련에 대해서도 교과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각 대학 및 교과부와 논의도 없었던 데다, 현 정부의 대학 자율화 기조와 다소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조만간 대응 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