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는 가격으로 만끽
90척 정박가능 3만제곱미터 규모
자격증 강좌 운영 계획도
“자, 출발합니다.”
‘부르릉~’ 요트에 시동이 걸렸다. 16일 개장하는 한강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요트자격증을 소지한 요트 전직 국가대표 이종우(30)씨가 요트를 출발시킨 다음, “원래 요트는 바람으로 가는 것”이라며 돛을 폈다.
요트는 한강 위를 유유히 흘러갔다. 동승자들은 내리쬐는 햇살 아래서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지도 않은 채 불어오는 바람과 햇볕을 만끽했다.
두 개의 돛은 비행기의 날개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람에 따라 배를 추진하게 돼 있었다. 돛을 펴는 방법은 간단했다.
항해사가 간단히 조작하자 펴졌던 돛은 다시 정연하게 돛대에 감아졌다. 항해사는 “자동차 운전면허 딸 정도의 노력만 기울이면 요트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고 했다.
드넓은 한강 위를 자유롭게 노니는 맛은 새로웠다. 이 맛에 취한 사람들은 배에 식량과 생활용품을 싣고 가까운 섬부터 시작해, 요령이 붙기 시작하면 서해 바다를 건너 중국도 다녀온다고 한다.
딩기요트는 300~400만원, 크루저요트는 1억원대, 여의도 시민요트나루에 맞게 주문해 도입한 비즈니스용 25인승 요트는 2억원 대로 알려져 있다.
크루저요트 내부에는 침실, 씽크대, 냉장고,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침실은 두 명이 눕기에 조금 좁았고, 씽크대와 냉장고를 이용하면 간단한 요리도 가능할 거 같았다.
요트 이용요금은 비교적 저렴하다. 1인용 딩기요트는 시간당 4000원에, 6인용 크루저요트는 1인당 1시간 1만5000원이면 탈 수 있다.
류경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마라톤ㆍ등산 등 야외 스포츠, 2만달러 시대에는 골프ㆍ승마 등의 고비용 레포츠, 3만달러 시대에는 요트 등 해양레포츠가 활성화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트를 즐기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러나 16일부터 여의도 시민요트나루에서는 일반 시민 누구나 부담없는 가격으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수상면적 1만4600㎡, 육상면적 1만3020㎡ 등 총 면적 2만7620㎡ 규모의 여의도 시민요트나루는 약 90척의 요트를 정박해놓을 수 있는 정통 마리나(요트종합시설)다. 국내 12번째 마리나로, 부산 수영만, 화성 전곡항 마리나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개장을 앞두고 마리나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이승재 ㈜서울마리나 회장은 “운영 수입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시민 사랑을 받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대신, 이 시설 운영 및 시공실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전국 43곳의 마리나 조성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조성 비용 270억원을 전액 부담한 서울마리나는 개장일부터 20년간(2031년까지) 운영한 뒤 이 시설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마리나는 요트 대중화를 위해 이곳에서 요트 강좌를 국내이용요금의 50% 수준(딩기급 1일 6시간 5만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16일부터 1인당 이용요금 1000원을 받고 여의도 마리나~망원한강공원 구간을 1시간 간격(소요시간 10분)으로 운행하는 자전거페리도 운영한다.
요트 이용 문의는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서울마리나 홈페이지(http://www.seoul-marina.com)나 전화(02-423-7888)로 하면 된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