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면 형량을 경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양형 거래를 의미하는 ‘플리 바게닝(Plea Bargaining)’을 원용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본청과 산하 투자·출연기관, 25개 자치구 직원 등 6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비리나 업무상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면 징계 수위를 낮춰주는 ‘플리 바게닝’ 제도를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는 특정 기관이나 부서에 대한 감사에 들어갈 때 사전에 ‘플리 바게닝’ 제도를 고지한 뒤 비리 등을 자진 신고하는 직원은 감사 후 열리는 징계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감경하는 방식으로 관련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플리 바게닝’ 은 미국법상 유죄협상제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우리 법무부도 관련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학조 서울시 감사담당관은 “비리를 저지른 직원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비리에서 헤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플리 바게닝 제도를 도입했다”며 “이 제도를 통해 비리 확산을 막고 직원들의 청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와함께 공금을 횡령하거나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ㆍ향응을 받은 직원을 한 차례의 비위만으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민간기관 153곳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시는 2009년 2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이후 산하 기관과 자치구 등으로 확대했으며 현재까지 30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 제도로 퇴출된 것으로 집계하고있다.
시는 지난달부터 금품을 받은 공무원을 퇴출시킬 뿐 아니라 금품을 제공한 민간업자 등을 형사고발하는 ‘더블 플레이’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금품 수수자ㆍ제공자와 함께 관리ㆍ감독자까지 징계 및 인사조치를 하는 ‘트리플 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16개 시ㆍ도를 대상으로 한 청렴도 평가에서 2006년15위를 기록한 뒤 금품 수수자를 엄중 처벌하고 개인ㆍ부서별로 청렴도를 관리하는 등 각고의 노력끝에 2008년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2009년에는 내부평가 항목 등에서 점수가 낮아 9위로 내려앉았다가 2010년에는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도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서울시가 ‘복마전’ 이미지를 벗고 청렴 도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jycafe> 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