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다 대장암으로 지난해 1월 선종한 고(故) 이태석 신부. 바닷가 산비탈에 자연스럽게 조성된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이 배운 의술을 가지고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자 했다.
인종과 편견을 넘어선 고귀한 ‘사랑’이 그가 태어나 자란 부산에서부터 빠르게 번져나고 있다.
이 신부의 고향 부산 서구 남부민2동 주민자치회와 청년시절 종교활동을 했던 송도성당, 의술을 연마했던 인제대 백병원이 힘을 모아 이 신부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한다.
인제대 백병원은 다음달 7일 송도성당 대성전에서 사랑의 인술을 펼칠 계획이다. 인제대 의대 내과, 정형외과 50여명의 의료진이 솔선해 무료 의료봉사활동에 나서며, 향후 지속적으로 다문화가정 의료봉사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송도성당은 진료 공간을 내주고 다문화가정 자녀와 대학생을 연결하는 멘토결연사업도 추진한다. 이밖에 한글교실, 우리문화 바로알기 교실 등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이태석 신부 추모단체와 협의해 봉사활동을 확산시켜나갈 방침이다.
남부민2동 측은 다문화가정 자녀 26명에게 학습지원 차원에서 5만~1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이태석 신부가 수단에서 직접 실천한 것처럼 사랑의 집수리 사업도 펼친다. 주민자치회 주민들은 다문화가정의 노후된 슬레이트 지붕과 주방가구, 도배ㆍ장판 등 대대적인 집수리를 마친 뒤 다음달 7일 현판식을 할 계획이다.
남부민2동 관계자는 “이태석 신부가 몸소 실천한 이해, 배려, 나눔의 참사랑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이 신부의 고향인 이곳에서부터 사랑의 온기를 퍼트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