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최명숙(50) 회장은 “공연이 끝나서도 그 감동을 간직하고 싶었다. 몸이 불편해 공연장에 오지 못한 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고 음반 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렇게 시작한 음반 제작을 위해 최 회장은 복지회 근무를 마치고 저녁부터 더 바빠진다. 뇌병변 2급 장애를 갖고 있지만 녹음실 관계자들을 만나고 공연 팜플렛 제작 등 기획을 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1~2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이다.
녹음식을 찾아 자신이 쓴 시가 노래로 불려지는 것을 들었을 때의 감동을 최 회장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음반에 수록되는 곡들은 장애를 가진 시인들이 힘들게 써내려간 시에 곡을 붙여 만들어졌다. 이번에 노랫말을 쓴 권오웅(51)씨는 근이양증을 앓고 있지만 힘겨울 때마다 시를 써 왔다. ‘순이네 담장 아래 민들레’라는 시는 소박한 일상생활의 행복을 전하고 있다. 가수 출신의 작곡가 이종만씨와 경희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작곡을 맡아 장애인들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한편 음반 제작에는 뇌성마비장애인들의 자작시 외에도 권수형, 김영희 시인이 동참했다. 최 회장은 “비장애 시인이 참여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의도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벌써 내년을 세우고 있었다. “네번째 음반에는 비장애시인의 참여를 늘리고 곡도 14곡으로 늘릴 계획이다”고 말하는 최 회장의 만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