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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복희와 미니스커트, 그 진실은?
폭발적인 가창력, 매력적인 창법의 윤복희에겐 가수로서의 ’60년 인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한국 최초의 패셔니스타라고 불릴 만한 황금기가 있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짧은 커트머리와 후드티 차림의 윤복희에게선 그만의 아우라가 뿜어져나왔다.

윤복희는 2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윤복희의 긴 가수인생과 두 번의 결혼생활, 루이암스트롱과의 일화,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한 시간 이내로 단출하게 차려졌다. 여기에 ‘윤복희’하면 으레 떠오르는 미니스커트에 대한 이야기는 톡 쏘는 양념맛이었다.

알려진 것에 대한 ’정정’이었다. 지난 1967년 1월의 일이다. 세칭 ‘윤복희 미니스커트 귀국 사건’ ’미니스커트 1호 윤복희’로 통하는 유명한 일화에 대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시간을 쌓아가며 알려졌던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귀국담은 40여년이 지나서야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 
[사진=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방송 화면]

이날 윤복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동하다 귀국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그 때는 새벽 2시쯤이었다. 1월의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 당연히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커다란 털코트를 입고 있었다”면서 “통행금지가 있어서 공항 밖 트렁크 위에 앉아서 해지를 기다렸다. 얼마나 추웠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비행기에서 손을 흔들며 내리는 광고의 주인공은 모두가 윤복희라고 생각하게 했다. 보수적인 남성들은 그녀를 향해 달걀까지 던졌다.

이에 대해 윤복희는 “그 이후 모델이 비슷한 옷을 입고 촬영한 것인데 그 모델을 사람들은 당연히 나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오해를 풀었다.

그렇다고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당시의 많은 사진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가히 미니스커트의 선구자이자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불릴 만하다. 실제로 지난 1967년 3월 30일 세종호텔에서 진행된 한 패션쇼에서는 가수 윤복희가 모델로 등장했다. 이 패션쇼의 디자이너는 당시의 한국에는 윤복희만큼 다리 전체가 고르게 가는 여성이 없었는데 윤복희를 보자마자 미니스커트를 기획한 쇼를 마침내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디자이너 박윤정씨의 쇼였다.

이 같은 사례들에 윤복희는 ‘최초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한국에서 가장 세련된 여성’이었다는 평가에 대해 “미니스커트를 입긴 입었다”는 긍정만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윤복희가 출연한 이날 ‘황금어장’은 13.8%(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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