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력 집중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최근 검거된 국내 총책 허모(40) 씨와 미검자 정모(36)ㆍ조모(47) 씨가 필리핀에서 범행을 모의한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경찰은 허 씨와 조 씨가 해킹 사건이 발생하기 전 3차례에 걸쳐 필리핀으로 출국, 현지에 있는 정 씨 거주지에 머무르면서 역할을 나누는 등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정 씨와 조 씨 등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들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해커 신모(37ㆍ미검) 씨가 해킹과 전자우편을 이용해 협박하는 역할을, 정 씨는 해커와 국내 인출책을 연결하는 역할을, 허 씨는 국내 인출 총책으로 조 씨와 조 씨의 여자친구, 유모(39) 씨 등 3명을 지휘하도록 하는 역할을 각각 분담했다.
또 허 씨는 정 씨의 요구에 따라 지난달 21일 해킹에 이용된 국내 경유 서버 이용료 6600원을 대포폰으로 결제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조 씨를 통해 2000만원을 마련, 정 씨에게 범행 자금으로 보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허 씨는 이어 범행 후 현대캐피탈이 범인 계좌로 입금한 1억원 가운데 3500여만원을 국내에서 인출, 이 가운데 1700만원을 정 씨 여동생 계좌를 통해 필리핀에 있는 정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현대캐피탈 내부 직원이 해킹에 연루됐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ㆍ현직 직원 등 5명이 회사 내부 정보를 빼낸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번 사건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