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이 경찰관을 사칭해 여중생을 자신의 원룸으로 끌고 가 14시간 동안 감금하고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사람이 그리워서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5일 길거리에서 여중생을 납치해 자신의 집에 감금한 혐의(미성년자 납치, 유인 감금)로 김모(30.무직)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4일 오후 7시께 부산 북구 구포시장 앞에서 중학생인 A(13)양에게 접근해 수갑을 보여주며 경찰이라고 속인 뒤 북구 구포동 자신의 집으로 끌고 온 뒤 손에 수갑을 채우고 테이프로 발을 묶은 채 14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이날 A양을 집으로 데려와 침대에 눕힌 뒤 팔베개를 해주며 끌어안는 등 대화를 나누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은 당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사람이 그리웠다.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15년 가까이 시각, 청각장애에다 정신질환이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으며 A양을 자신의 원룸에 납치 감금했을 때에도 김씨의 어머니가 함께 있었다.
경찰은 이날 딸에게서 “형사라는 아저씨가 나를 (김씨의 원룸으로) 데리고 왔는데 북구청 앞이다”라는 내용의 전화가 온 뒤 연락이 끊겼다는 A양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1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구포동 일대를 샅샅이 뒤진 끝에 14시간만에 김씨의 집을 파악해 붙잡았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경찰을 사칭하는 남자가 있다”는 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전 9시께 김씨의 집에 들이닥쳤고 A양과 함께 있던 김씨는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
현재 A양은 병원에서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노점에서 사제 수갑을 구입해 범행에 사용했으며 A양을 납치하기 전 30대 여성에게도 접근, 경찰을 사칭해 납치시도를 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A양을 납치, 감금한 이유와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한편 같은 수법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한 김씨의 병력을 확인해 정신감정도 의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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