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수많은 명차들로 금세기 최고의 자동차 왕국이 된 독일. 그 중에서도 자동차 회사 BMW, 전자회사 지멘스와 금융회사 알리안츠그룹의 본사로 유명한 뮌헨에서 현대자동차 독점 딜러를 맡고 있는 아우토하우스 헴머(주)(Autohaus Hemmerle GmbH)사 에른스트 코타이머(Ernst Kotheimer) 사장을 지난달 현지에서 만났다.
헴머 사는 독일 전역에서 현대차는 물론 미국 크라이슬러 지프(Jeep) 브랜드와 볼보 등을 판매하는 딜러. 지난 2008년까지는 일본 도요타의 임포터(수입상)이기도 해 그 어느 누구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대해 해박하다.
그의 얘기대로 이미 지난 2월부터 유럽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는 도요타의 판매량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코타이머 사장은 “현대차의 품질과 가격이 지금 수준만 계속 유지된다면 일본의 어떤 브랜드도 앞으로 유럽에서 현대차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또 “i30나 투싼의 경우 지금도 반년 정도 기다려야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최고 인기 모델”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i30는 현대차가 유럽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차”라며 “BMW1시리즈와 약간 비슷한 이미지지만 복제품은 아니고, 거기에 품질과 가격까지 따라주다 보니 유럽의 실용주의와 딱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코타이머 사장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가 유럽에서 흥행을 못하는 이유로 “시장을 분석하기보다는 자신의 기술력에 대한 자만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 판매 현장에서는 디자인, 가격, 브랜드 등 다양한 성패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경쟁사 경쟁차종과의 ‘완벽한 차별화’”라며 “지금의 현대차는 일본 미국 유럽차가 갖고 있지 못한 충분한 차별점이 이뤄져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