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상습폭행 당하던 아내
남편 수면제 먹여 둔기로 살해
결국 죄책감에 자수
남편의 폭행을 참다못해 결국 남편을 살해한 조선족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손과 발을 묶은 채 둔기로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아내 조선족 김모(54)씨를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6일 오후 11시께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 이모(57)씨에게 저녁식사를 차려주며 미리 준비한 수면제 4-5알을 국에 몰래 넣어 먹게했다. 남편 이씨가 잠이들자 나이롱끈과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손과 발을 묶은 후 길이 60㎝의 둔기로 수차례 이씨를 폭행해 사망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에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이를 참지 못해 결국 살해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며 모욕감을 많이 느꼈다. 사건 당일에도 남편의 약속장소에 따라나서겠다고 했다가 뺨을 맞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2006년 한국에 입국해 지난해 5월 남편 이씨와 결혼을 했다.
김씨는 27일 오전 5시께 수유1 파출소에 자수하면서 긴급체포됐다. 파출소 관계자는 “김씨가 새벽에 울면서 파출소를 찾아와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며 “김씨와 함께 집을 찾아가보니 남편의 사체가 방안에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11시께 남편을 살해한 후 집에 머물다가 자수를 하기 위해 파출소를 찾았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나이롱끈과 스카치테이프 등 살해도구를 미리 준비해두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자신이 조선족이고 남편이 폭행을 하면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도 “육안으로 보이는 폭행의 흔적은 없다. 심각하게 신체 일부가 부러지거나 큰 상처가 있진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이르면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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