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조사 “55% 탈퇴찬성”
현대중공업 등 동참 예고
이르면 6월 가시화 가능성
복수노조땐 덩치 커질듯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여부가 29일 결정된다. 이번이 두 번째 시
도로 탈퇴를 결의하게 되면 기존 양대 노총의 투쟁적인 노선과 달리 합리적 노사관계를 지향하는 ‘제3노총(가칭 국민노총)’ 설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탈퇴와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 및 가맹건’으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정연수)는 29일 낮 12시까지 모든 투표를 마감하고 개표에 들어간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투표율은 90%에 육박했으며, 최종 투표율은 93%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으로선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2009년 첫 번째 민주노총 탈퇴 투표 당시 찬성률이 절반에 못 미치는 45.4%에 그쳤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8700명의 조합원 가운데 대략 55% 정도가 민주노총 탈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탈퇴를 반대하는 ‘민주파’ 조합원들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상급단체 탈퇴가 가능하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에 반발하며 법적인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표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 결과에 따라 제3노총의 출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제3노총은 ‘새희망 노동연대’ 등을 통해 출범을 준비해왔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소속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결정되면 제3노총 출범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되기 때문에 늦어도 6월 중에는 출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제3노총 출범에 동참하고 있는 전국지방공기업연맹,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미포조선 노조 등은 제3노총 출범을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제3노총이 출범하면 노총 소속 조합원수는 대략 15만~2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제3노총 출범에 관여하고 있는 노동계 관계자는 “제3노총이 설립되면 기존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에 지친 노조들의 참여가 예상된다”며, “또 복수노조 시행으로 새롭게 설립되는 노조들도 가입하면서 덩치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제3노총은 대립과 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 지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지향하고 있지만, 투쟁의 깃발을 내린 어용노총이라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들은 이번 노동절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과 달리 노인복지관 봉사활동, 개천 정화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