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정연수)가 민주노총 탈퇴 및 새 상급단체(가칭 ‘국민노총) 설립과 가입을 묻는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 53.02%로 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찬반투표에는 총조합원 8639명 중 8197명이 투표에 참가(투표율 94.88%)했으며, 이 가운데 4346명이 탈퇴에 찬성해(찬성율 53.02%) 민주노총 탈퇴 및 국민노총 결성이 확정됐다.
노조 측은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민주노총 탈퇴는 갈등과 대립의 노사 문화를 청산하고 조합원과 시민 중심의 새로운 노동운동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파업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격렬한 투쟁을 통하여 노동조건의 개선과 사회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서울지하철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마음먹은 것은 세계화로 인해 달라진 경제 상황, 치열한 경쟁으로 재편된 국제 질서, 국민의 의식 및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과거와 같은 파업 투쟁은 대중의 지지를 상실했으며,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을 해결 할 수가 없는 낡은 방식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로 제3노총 출범이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제3노총 출범을 주도해왔으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에 앞서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노총 출범에는 전국지방공기업연맹,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미포조선 노조 등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에 반대하는 ‘서울지하철 노동자회’’는 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투표 찬성표가 참석자의 3분의 2를 못넘었기 때문에 ‘민주노통 탈퇴는 부결됐다’고 밣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노동자회 측은 서울지하철 노동조합은 노조 규약 53조에 ‘규약의 제정및 변경은 재적구성원 과반수이상의 참석과 참석인원 2/3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상급단체 가입의 3분의 2 찬성으로 하고 탈퇴는 2분의 1로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측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상급단체 탈퇴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고용노동부 유권해석을 통해 확인했으며, 법적 검토도 모두 마친 상황”이라며, “지난 2009년에도 똑같은 기준으로 탈퇴 찬반투표를 실시한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도제 기자@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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