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주한 미국 대사관은 그의 당선이 미국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30일 공개한 2006년 7월 미 대사관의 외교전문은반 장관이 미국 사람들과 가치, 정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자연히 그가 미국 전반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 파병부터 주한 미군기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으로부터 필요한 것이 생기면 반기문에게 간다며 그는 언제나 호의적이고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가 유엔사무총장이 되더라도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지금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에서는 반 총장이 당시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의 자신에 대한 지지의 진위에 의문을 가졌으며 북한 미사일 문제와 일본과의 영토분쟁 등의 ‘장애물’에 대해 우려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전문에 따르면 반 총장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올해 15개 안보리 회원국 중 14개국을 방문했으며 결과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이 비공식적으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시했던 것이 의례적인 것이었는지 아니면 진심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은 같은 해 6월 반 총장이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HRC) 출범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직접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고 국제사회와 인권문제에 관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놀라운 조치를 취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북한 내 인권상황을 방관했다는 한국 정부와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은 당시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반 총장이 일본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반 총장이 그 해 7월 버시바우에게 궁극적으로는 사무총장 선거의 결과가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만약 미국이 계속 애매한 태도를 보일 경우 자신의 후보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처음으로 드러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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