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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 "부산저축銀 8조원 경제범죄 자행"
부산저축은행그룹이 4조원이 넘는 고객 예금을 120개에 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쏟아 부어 건설업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투자해 손실을 보는 등 사실상 금융기관으로 볼 수 없는 행태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4조5942억원 상당의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 5060억원 상당의 부당대출, 2조 4533억원에 달하는 회계분식, 1000억원 사기적 부정거래, 44억5000만원의 횡령 등 8조원에 육박하는 경제범죄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를 주도한 박연호(61·구속) 그룹 회장 등 10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임원·공인회계사 등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등은 상호저축은행법에 금지하고 있는 대주주 등에 대한 대출을 은폐하기 위해 타인의 이름을 빌려 SPC를 설립, 독립된 사업체인 것으로 위장해 5개 계열은행으로부터 4조5942억원을 대출받았다. 아울러 SPC에 ‘바지사장’을 내세워 월 50~200만원 상당의 급여 등을 지급하는 등 연간 130억~150억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박 회장 등은 2006년 5월~지난해 12월까지 매일 오전 임원회의를 갖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액수·조건, 계열 은행별 참여 규모 등을 결정하면 각계 은행은 사업성에 대한 검토없이 이를 그대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분식회계를 통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를 높여 대주주들은 같은 기간 320여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우병우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여신 총액 7조원 중 일반인에게 대출된 것은 1조6600억원에 불과했다”며 “대주주·경영진의 전횡으로 전체 여신 중 76%에 이르는 거액이 부실화됐는데 향후 저축은행법상 불법 신용공여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는 등 형사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불법대출에 대한 고발을 접수, 지난 3월 15일 부산저축은행 등 그룹 계열 5개사의 대주주와 임원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공개수사를 시작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의 ‘부당인출’사건과 관련, 영업정지일 전날 마감시간 이후 거액 예금인출자는 물론 5000만원이하를 빼간 예금주도 금명간 소환해 인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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