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청량리역 노숙자와 행려병자에게 대접한 라면 한 그릇으로 시작한 ‘밥퍼 나눔운동’이 2일로 500만 그릇째 사랑을 퍼 담았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는 대형 나무 솥에 ‘나눔과 섬김, 다일 500만 그릇 돌파’라 적힌 비빔밥이 준비됐다.
모두 500명에게 돌아갈 이 비빔밥 재료는 모두 전주에서 공수된 것으로 행사에 참여한 후원 기업과 단체 관계자들은 ‘밥이 생명이다’ ‘나눔이 최고’란 구호를 외치며 커다란 주걱으로 함께 밥을 비볐다.
한쪽에선 인절미 떡을 만드는 행사가 진행됐다. ‘다섯 개의 빵과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는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레바논 출신의 한양대 사회봉사단 쌔미르(21)씨는 “떡메도 치고 직접 썰기도 하니 재미있다”며 “외국에서 봉사한다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988년 밥퍼나눔운동을 시작한 최일도 목사는 “평균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살고 있지만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많은 이의 뜻이 모여 500만 그릇까지 오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목사는 “이유나 조건 없이 나눠야 한다”며 “많은 이가 ‘밥은 생명이다’라는 생각으로 나눔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 식사비 200만원을 후원하는 ‘365 밥퍼 나눔릴레이’ 캠페인을 선포한 이날 태광그룹과 흥국생명, 한국세무사회, 동아제약, 외환은행 나눔재단 등이 후원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 비용으로 2500만원을 후원한 하영구 씨티은행 행장은 “나눔은 직접참여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사랑과 나눔을 밥과 함께 비빈 것처럼 앞으로 작은 것이라도 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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