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대용으로 사용되지만 현행법상 마약류로 미지정된 전문의약품을 대량으로 불법유통한 병원장 등 유통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3일 주문서를 위조해 비마약성 진통제 ‘트라마돌’과 마약류(향정)인 ‘디아제팜’ 등 전문의약품을 대량으로 빼돌려 마약류 투약자 및 무면허 의료행위자 등에게 공급한 혐의로 모 제약회사 영업부장 손모(4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2008년 7월부터 최근까지 간호사 최모(46ㆍ여)씨는 공급책 문모(31)씨의 부탁을 받고 손씨에게 연락, 손씨는 모 병원 등의 의약품 거래장, 사업자 고무인 등을 위조해 트라마돌 100㎎ 2만5000정을 빼돌려 최씨에게 불법 판매했다. 또 최씨로부터 약품을 공급받은 문씨는 마약전과자 등에게 이를 판매해 투약케했다.
또 손씨는 시내 여러 병원 간호사와 무면허 의료업자 등으로부터 비슷한 부탁을 받고 디아제팜, 진통제, 마취제, 항생제, 태반주사 등 20여종 3194박스의 전문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손씨로부터 약품을 공급받은 이들 중에는 자택에 의료시설을 갖추고 암, 당뇨, 감기 환자 등 150여명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고 간호사 출신인 노모(44ㆍ여)씨는 본인이 직접 디아제팜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투약하며 환각 상태에서 무면허 진료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라마돌은 암환자 등의 감정적 장애 및 신경안정제, 중추신경계 치료를 위한 강력한 진통제로 오ㆍ남용한 환자 가운데는 사망사고도 보고돼 미 FDA에서는 아편 유사제로 분류, 자살위험 경고 약물로 자살위험 경고 약물로 추가됐다.
경찰 관계자는 “트라마돌은 마약류 투약 경험이 있는 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하루 2~3회씩 투약하고 지난해 상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도 약물 유해 반응 빈도 분석 결과, 두번째로 많이 남용되고 있는 약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아직도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아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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