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추석 연휴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서울시가 올해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하수관거 1000여㎞를 준설하고, 상습 침수지역에 공무원 1만명을 전담배치하는 등 강우 대응능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단시간의 폭우에 침수돼 국민적 충격을 안겨줬던 ‘국가상징가로’ 광화문광장 지하의 배수용량도 대폭 늘린다.
서울시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1년 풍수해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고태규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상 집중호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여름에도 작년처럼 기습폭우가 올 가능성이 없지 않아 철저히 대비키로 했다”고 말했다.
대책의 골자는 ▷침수지역에 6월까지 954㎞의 하수관거 준설 ▷광화문광장의 10년빈도 폭우 배수능력을 30년빈도 폭우 배수능력으로 향상 ▷침수지역 2만2000여 가구에 9749명의 담당공무원 배치 등이다.
서울시는 우선 다음달 15일까지 954㎞ 길이의 하수관거 준설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침수지역 주택과 상가 2만2591가구에는 공무원 9749명을 배치해 우기 전 장비를 점검하고, 상황 발생시 신속한 행정대응이 이뤄지게 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광화문광장 침수 해소사업은 단기대책과 항구대책으로 나눠 추진한다. 단기대책으로 광장 일대 지하 배수시설과 빗물유입시설을 확충하고, 항구대책 완료 전까지 우기 중 2만2000㎥의 빗물을 담을 수 있는 임시 빗물 저류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항구대책은 지하 40m 공간에 길이 2㎞의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2013년까지 조성하는 것이다.
고 과장은 “단기대책으로 광화문광장은 30년 빈도의 집중호우에 견딜 수 있고, 대심도 빗물터널이 완공되면 50년 빈도의 호우에 견딜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수해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폐쇄회로(CC)TV로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시간 수방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기상청 예보와 함께 민간에서 제공하는 1시간 단위의 호우예보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재난ㆍ재해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