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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라이벌, 오늘은 파트너'... 경쟁사 합작하니 우량기업 탈바꿈
경쟁사끼리 의기투합해 만든 합작 기업들이 ‘잘 나가고 있다’.

SKC코오롱PI, 휴비스, 여천NCC 등 한 때 출혈 경쟁으로 부실했던 대기업 사업부문이 합작한 기업들이 저마다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 직후 정부주도 하에 강제 단행됐던 ’빅딜’과 달리 이들 기업의 합병은 모두 기업 자율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SKC와 코오롱이 휴대전화 부품소재인 폴리이미드(PI) 필름사업부문을 합한 SKC코오롱PI는 창립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합병 전 각 300억원씩 적자였던 사업이 합병하자 이듬해인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1116억923만원(전년대비 성장률 42%), 영업이익 343억9853만원(153%), 순이익 255억379만원(226%) 등을 기록하며 놀라운 실적 개선을 이뤘다.

삼양사와 SK케미칼이 적자이던 폴리에스터 부문을 구조조정해 합작한 휴비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각각 80%, 581%로 평균기업 성장률 이상이다. 창립 10년된 지난해에 매출액 1조3613억원을 거뒀다. ‘2012년 매출 1조5000억원’ 비전이 앞당겨 실현될 것으로 보이자 올해 하반기에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 2017년 비전을 세우기로 했다.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1999년 말 나프타 분해시설을 자율적으로 빅딜해 합작한 여천NCC는 창립 11년만에 매출은 6배, 영업이익은 5배 규모로 성장했다.

3사가 합작 후 경쟁력을 높인 배경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기술과 노하우 공유를 통한 품질경쟁력 상승, 안정적인 조직 통합을 통한 독자적인 조직문화 창조 등이 손꼽힌다.

실제 SKC코오롱PI는 원가를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회사 관계자는 “합작 전에는 일본산 제품에 비해 기술경쟁력이 낮았는데 지금은 대등해졌고 제품 판매가격도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며 “경쟁사에게 서로 숨겨왔던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기업 문화가 섞이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창의성을 높인 점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휴비스 관계자는 “독자 채용을 통해 인력이 충원되면서 10년 지난 현재는 모회사와 다른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SKC코오롱PI는 인수후통합(PMI) 계획에 따라 아직 합하지 못한 생산직 부문도 올해 충북 진천, 경북 구미 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는 대로 통합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기업문화 창출 원년으로 선포해 점진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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