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소비자시장 곳곳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상품의 가격경쟁력과 마케팅 전략의 강약 등에 발맞춰 소비자의 상품 구입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은 올 1월 섬유유연제의 ‘대명사’에 가깝던 피죤을 32년만에 처음으로 추월해 1위에 올랐다. LG생활건강은 피죤보다 1년 늦은 1979년 섬유유연제 시장에 진출한 뒤 1위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2007년 당시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7.5%였고 샤프란은 26.8%에 불과했다. 하지만 샤프란은 줄곧 1위와의 격차를 줄여 나갔고, 결국 1,2월 점유율 42.6%로 피죤의 35.8%를 6.8%포인트 앞서는 데 성공했다.
LG생활건강 측은 “티슈 형태의 제품, 10배 농축 제품 등 편의성을 높인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고 피겨여왕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쓰는 등 마케팅을 공격모드로 전환한게 소비자에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식음료 시장에서도 비록 ‘한달천하’로 끝났지만 지난 1월 오비맥주의 카스가 맥주시장의 영원한 NO.1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누르고 리딩브랜드 자리를 차지했다. 하이트와 카스의 시장점유율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오비맥주의 마케팅 역량에 따라 카스와 하이트의 1,2위 재역전 현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CJ제일제당도 올해 1월 포장두부 시장에서 30.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업체인 풀무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후발주자가 30%를 차지한다는 것은 선두업체의 독자 체제를 무너뜨리고 대등한 경쟁구도를 만들 정도의 위치까지 왔다는 의미”라며 “제품 차별화와 다양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시장 진입 초기 5%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올 1.4분기 27.2%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목표는 올해 3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뒤 장기적으로 포장두부업계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소비재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소비재 시장에선 주변 환경에 따라 NO.2의 반란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이같은 역전 현상은 소비자들이 생필품일지라도 가격과 제품 라인업, 사은행사 등에 따라 그동안 구입 상품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고 설명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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